(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일본 '살충제 컵라면'의 원인은 같은 장소에 보관된 살충제가 포장을 통과해서 들어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컵라면에는 이런 위험이 없을까.
28일 국내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문제가 된 일본 '닛신'사의 컵라면은 종이컵이 홑겹인 반면 국내 업계에서 쓰이는 컵라면 종이용기는 두 겹이어서 방충제가 투과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컵라면 용기는 폴리스티렌 재질이 대부분이지만 환경호르몬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자연에서 분해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국내외 일부 업체는 종이재질로 용기를 교체했다.
일본 닛신 컵라면 용기는 종이의 외부에는 '발포 폴리에틸렌'으로, 내부는 '폴리에틸렌20'으로 코팅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종이용기는 이번에 문제가 된 파라디클로로벤젠처럼 휘발성이 강한 성분이 미량 침투하는 단점이 있다고 국내 식품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반면 국내 컵라면 종이용기는 모두 두 겹이어서 유기용매 등이 투과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컵라면 종이용기의 외피는 종이이고 내피는 종이에 폴리에틸렌30이 코팅돼 있다고 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국내 업계는 이중으로 된 컵을 쓰기 때문에 일본과 유사한 소비자 민원이 발생한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한 대형 업체는 자체 실험 결과 냄새 등 휘발성 물질이 투과할 가능성에 대비해 안쪽 종이에 다른 소재를 한 번 더 코팅한 용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업체에서는 종이용기의 특성상 유기용매 투과 가능성에 대비해 포장에 보관상 주의문구를 표시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등 종이용기 컵라면 포장에는 '석유 등 냄새가 나는 곳에 함께 보관하지 말아 주십시오'라는 문구를 강조 표시했다"며 "이중 포장이어서 유기용매 분자가 통과해 내부에 잔류할 가능성은 낮지만 방충제 등 휘발성이 강한 물질과 함께 장기간 보관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